분류 전체보기126 달빛 따라 걷는 사랑의 다리 (월영교, 월영정, 달빵) 날이 좋은 주말 아침, 가족들과 단지를 데리고 어디로 떠나 볼까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한 다리가 떠올랐습니다. 오래전 어느 책에선가 미투리 한 켤레를 본떠 만든 다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읽고, 언젠가 꼭 가 봐야지 하고 마음에 담아 두었던 곳이거든요. 단지의 산책 가방부터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병과 간식, 배변 봉투, 더위에 대비한 작은 수건과 휴대용 방석까지 하나씩 가방에 담는 동안, 단지는 어디 가는 줄 어떻게 알았는지 신이 나서 현관을 빙빙 돌더라고요. 차에 올라 호숫가를 향해 달리는 동안 휴대폰으로 다리에 얽힌 사연을 한 줄씩 읽어 보았습니다.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한 여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지었다는 대목에서는 마음이 한참 먹먹해지더라고요. 차창 밖으로 .. 2026. 5. 16. 도심 한복판에서 만난 호숫가 (남매지, 즐길거리, 음악분수) 경산에 산다고 해서 경산의 모든 곳을 다 가본 것은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자꾸 미루다 보면 정작 한 번도 다녀온 적 없는 장소들이 점점 쌓여 가곤 합니다. 남매지도 제게는 그런 곳이었거든요. 차로 잠깐이면 닿는 거리인데도 좀처럼 발길이 닿지 않다가, 산책하기 딱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동했지요. 마침 날씨까지 받쳐주던 날, 단지의 목줄과 간식, 시원한 물 한 병을 챙겨 가벼운 마음으로 차에 올랐습니다. 경산시청을 지나 경산경찰서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도로 맞은편으로 너른 수면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바로 남매지더라고요. 시내 한복판에 이렇게 너른 남매지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별도 요금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마음이.. 2026. 5. 15. 주황빛으로 무르익은 축제 (반시축제, 코아페) 가을이 깊어지기 전, 단풍보다 한 박자 먼저 가을이 시작되는 곳이 있습니다. 매년 10월이 되면 청도 들녘 곳곳이 주황빛으로 물드는데, 그게 다 감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청도 반시는 씨가 없고 살이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한데, 그 감을 주제로 사흘간 축제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과 단지를 데리고 다녀왔어요. 사실 축제라고 하면 사람 많은 게 좀 부담스럽기도 한데, 가을 한복판을 가장 진하게 누릴 수 있는 곳이라는 말에 결국 축제장을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출발하던 날 아침은 햇볕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차에 오르자마자 단지부터 창문에 코를 박고 콧김을 뿜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주황빛이 가득했던 청도 들녘, 반시축제와 우리 꽃 화분축제장에 가까워질수록 도로가 점점 .. 2026. 5. 14. 단지와 대중교통으로 떠난 해운대 (부산역, 해운대 해변, 돌아오는 길) 봄바람이 유난히 세게 불던 날이었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멀리 가긴 그렇고, 가까운 부산이라면 단지와 함께 다녀올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평소 부산은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해운대만 온전히 둘러보는 여행은 처음이었어요. 친한 언니와 함께 길을 나서기로 했고, 단지를 데리고 떠나는 여행이라 기차를 선택했습니다. 출발 전부터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대중교통으로 반려견과 함께 다닌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그날 처음 알게 되었지요. 그래도 해운대의 모래사장 위를 걷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단지의 케이지와 짐을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케이지 들고 달리던, 경산에서 부산역까지경산에서 부산역으로 바로 가는 기차 편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경산역에서 동대구역까지 먼.. 2026. 5. 13. 고대 왕국에 봄이 내려앉을 무렵 (주차장, 대가야축제, 야간 공연) 3월의 마지막 자락, 가족과 함께 단지를 데리고 고령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대가야축제 소식이 들려오던 참이라, 봄나들이를 겸해 다녀와도 좋겠다 싶었거든요. 천오백여 년 전 가야 연맹의 한 축을 이루었던 대가야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라, 가족이 함께 둘러보기에도 역사 산책으로도 더없이 좋은 장소였습니다. 단지는 차창 밖으로 스치는 들판을 한참 바라보다, 도착할 즈음에는 꼬리부터 들썩이며 설렘을 감추지 못하더라고요. 가족 모두 단지의 그런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고, 오늘은 어떤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살짝 기대가 차오르는 하루였습니다.둘레길 안내판이 자리한, 대가야생활촌 주차장에서축제 기간 차량은 행사장 안쪽까지 직접 들어갈 수 없어, 인근 대가야생활촌 주차장으로 안내를 받았습니.. 2026. 5. 12. 반려견과 걷기 좋은 숨은 산책 명소 (경산 감못, 빛의 향연, 맨발 걷기) 처음 감못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만 해도,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거든요. 친한 언니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이라며 추천해 주셨는데, 네비를 찍고 도착하기 직전까지도 '여기에 정말 좋은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런데 멀리서부터 호숫가에 불빛이 가득 차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그제야 마음이 조금씩 설레더라고요. 저녁 시간대라 분위기가 더 차분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졌던 그날, 단지와 언니와 함께 감못를 천천히 걸으며 보냈던 시간을 들려드리려고 합니다.불빛 따라 시작된, 경산 감못의 첫 발걸음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담하지만 깔끔하다'였어요. 자리가 아주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녁 시간대라 그런지 차를 세우기에 충분했거든요. 차에.. 2026. 5. 11. 이전 1 2 3 4 5 6 7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