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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절에서 만난 큰 위로 (경흥사, 성굴사) 평소엔 큰 절들을 주로 찾아다녔는데, 어느 날 문득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절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어요. 멀리 있는 유명한 곳들만 찾아다니다 보니 정작 동네에 있는 절들은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처음 향한 곳은 경산 경흥사였고, 그곳에서 살짝 아쉬움을 느낀 저를 보고 아버지가 가까운 곳에 절이 하나 더 있다며 이끌어주신 곳이 성굴사였어요. 두 곳 모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작은 절이지만, 다녀온 뒤에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의외로 이 두 곳이었어요. 큰 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박함과 따뜻함이 있더라고요. 유명하지 않다는 게 오히려 그 절들의 매력이라는 걸 그날에야 알게 됐습니다.조용히 자리 잡은, .. 2026. 5. 4.
마음을 비우고, 눈을 채우고 (은해사, 꽃양귀비밭)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절 생각이 납니다. 어릴 적엔 천주교를 믿었지만 절에도 자주 놀러 갔거든요. 사실 저는 종교를 하나로 딱 정해놓고 믿는 편이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에 마음을 열어두는 편이에요. 우리나라 관광지 중에 절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많기도 하고, 절에 들어서면 그 특유의 고요함이 마음을 가만히 가라앉혀 주는 느낌이 들거든요. 부모님도 그래서인지 가족여행을 갈 때면 자연스럽게 절을 찾으시곤 했어요. 어릴 적부터 그렇게 자라서인지 저에게 절은 종교적인 공간이라기보다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쉼터에 가까워요. 이번에도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져서 가족과 반려견을 데리고 길을 나섰습니다. 처음 향한 곳은 은해사였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꽃양귀비밭에서 한참을 머물렀어요. 마음을 비.. 2026. 5. 3.
오래 머물고 싶은 봄날 (영천작약축제, 화산산성 하늘전망대) 꽃을 좋아하는 마음이 깊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 꽃을 따라 길을 나서게 되더라고요. 저는 향수를 만드는 법도 배우고, 여러 재료로 꽃을 만드는 법도 익혔는데요. 그래서인지 여행을 가도, 가벼운 산책을 나서도 꽃이 있는 자리, 꽃이 흐드러진 계절을 자꾸만 찾게 되거든요. 이번에 향한 곳도 결국 꽃이었습니다. 작약이 만개했다는 소식 하나에 마음이 먼저 영천으로 달려가 있었거든요.눈부신 분홍빛에 잠긴, 영천 작약축제경산에서 출발해 영천으로 향했습니다. 평소 여행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편은 아니지만, 축제만큼은 꼭 한 번 살펴보고 가는 편이거든요. 우리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인지 미리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다행히 영천 작약축제는 반려견 동반에 별다른 제재가 없어서, 가족 모두 함께 길을 나설 수 .. 2026. 5. 2.
가볍게 떠난 근교 나들이 (계정숲, 자인 단오제, 최무선과학관) 단오 무렵의 자인은 평소보다 조금 더 분주해집니다. 매년 이맘때면 계정숲 일대가 사람들로 가득 차거든요. 저는 가족들과 반려견을 데리고 단오제가 열리는 날에 맞춰 계정숲으로 향했습니다. 경산에서 멀지 않은 거리이기도 하고, 평지에 가까운 숲이라 반려견과 걷기에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들녘을 바라보며 달리는 길이 그 자체로 이미 작은 여행이 되어주었습니다. 우리 반려견도 평소보다 들뜬 기색으로 창밖에 코를 들이대며 새로운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고 있었고요.평지 위에 펼쳐진 푸른 그늘, 계정숲계정숲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평지 숲이라고 합니다. 산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는 숲이라니 반려견과 함께라면 더없이 반가운 조건이지요. 안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키 자랑을 하.. 2026. 5. 1.
정겨움이 익어가는 축제 나들이 (강변공원, 한의마을, 와인축제)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날, 저는 가족들과 함께 영천으로 향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오랜 시간 일터로 다니시는 도시이자, 제가 한두 살 무렵부터 열두 살까지 자랐던 고향 같은 곳이거든요. 영천은 한약, 한우, 과일, 와인 축제가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열리는 도시인데, 주 무대들이 멀지 않은 거리에 모여 있어 하루 동안 여러 축제를 둘러보기에 정말 좋습니다. 매년 같은 계절이면 다시 발걸음이 향하는 곳, 바다를 매년 찾아가는 마음과 비슷하게 자꾸만 그리워지는 도시. 오늘은 그 정겨운 영천을 가족과 반려견과 함께 천천히 걸어본 하루를 담아보려 합니다.어린 추억이 머무는 강변, 영천강변공원과 공설시장경산에서 출발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영천강변공원이었어요. 계절마다 꽃들이 곱게 조성되어 있어 산책만 해도.. 2026. 4. 30.
꽃이 피고 역사가 머무는 삭책 (대부잠수교 꽃밭, 삼성현 역사 공원)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있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 사이로 강아지의 발걸음이 톡톡 튀어 오르는 그런 풍경 말이에요. 처음 대부잠수교 꽃밭을 알게 된 건 아버지 덕분이었습니다. 영천으로 출퇴근하시던 아버지가 주말마다 꽃 보러 가자고 하실 때만 해도 그저 흔한 꽃밭이려니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마음이 환해지는 곳이더라고요. 그렇게 가족들과 반려견을 데리고 다시 찾게 된 봄날의 기록을 시작해 봅니다.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강변의 꽃밭, 대부잠수교대부잠수교 바로 옆에 자리한 꽃밭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봄이면 유채꽃이 한가득 피어나고, 5월에서 6월쯤이면 장미가 봉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하거든요. 가을이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볼 수 있습니다. 지.. 202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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