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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실려 바다를 건넌 짧은 여정 (성산항 도항선, 단지의 항해) 제주 여행이 한창이던 어느 여름날, 이날은 우도로 들어가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우도는 차를 배에 그대로 싣고 들어갈 수 있어서, 단지와 가족 모두 우리 차에 탄 채로 바다를 건너기로 했거든요. 제주로 들어올 때도 차를 배에 싣고 왔던 터라 선적 자체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 차를 싣고 건너간다는 건 그것대로 색다른 설렘이 있었습니다. 성산항에 도착하니 우도로 향하는 도항선과 차를 실으려는 차량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고, 그 풍경만으로도 섬으로 떠난다는 기분이 차올랐습니다. 멀리 바다 위로는 도항선이 천천히 오가고 있었고, 그 너머로 우도가 어렴풋이 보이는 듯도 했습니다. 우리 단지도 차창 밖으로 분주한 항구를 내다보며 무언가를 느끼는 듯했습니다. 짧지만 특별한 바닷길을 앞두고, 그렇.. 2026. 6. 3.
거센 바람이 내어준 다른 풍경 (용머리해안, 하멜상선전시관) 제주에서의 여행이 이어지던 어느 여름날, 이날은 용머리해안을 꼭 보고 싶어 길을 나섰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 지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잔뜩 기대를 안고 향했거든요. 차를 세우고 입구 쪽으로 걸어가는 길이 생각보다 제법 길어서, 더위 속에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래도 멀리 우뚝 솟은 산방산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그 길조차 풍경의 일부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우리 단지도 개모차에 폭 앉아 함께 길을 나섰는데, 뜨거운 날씨에 지치지 않도록 개모차에 태워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더운 날 반려견을 데리고 다닐 때 개모차만큼 든든한 게 없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거센 바람 탓에 정작 가장 보고 싶었던 풍경은 눈앞에서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예상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간 하루가 시작.. 2026. 6. 2.
느긋하게 누린 여름 바다 (서귀포 앞바다낚시, 휴식) 제주에서의 며칠을 보내던 중, 이날은 멀리 나서는 대신 묵고 있던 펜션 근처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차로 얼마 가지 않아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바다를 낀 낚시 포인트가 있었거든요. 이번 여행에서 제가 가장 기대했던 건 이름난 관광지를 부지런히 도는 일이 아니라, 그저 바다 곁에 앉아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내는 일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일찌감치 낚싯대를 챙기셨고, 저는 그 옆에서 물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한나절을 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떴습니다. 우리 단지도 당연히 함께였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닷가 특유의 짭짤한 공기를 맡으며 연신 코를 킁킁대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가까운 거리 덕분에 서두를 일도 없이, 더위에 지쳐 있던 마음까지 한 번에 씻겨 내려가는 듯했습니다. 그렇.. 2026. 6. 1.
물길을 따라 걸어 닿은 쇠소깍 (물길 , 검은 모래, 이용 정보) 제주 서귀포에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신비로운 물길, 쇠소깍이 있습니다. 숙소가 이 근처여서 한 번은 꼭 들러 보고 싶었던 곳이었거든요. 흔히 쇠소깍 하면 전통 뗏목인 테우나 투명 카약을 타고 물 위를 미끄러지는 체험을 떠올리실 텐데, 저희는 배를 타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과 단지까지 함께였던 데다, 굳이 배에 오르지 않아도 둘러볼 거리가 충분했거든요. 대신 물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는데, 그 길이 앞쪽 바다까지 쭉 이어져서 걷는 내내 풍경이 바뀌는 게 참 좋았습니다. 에메랄드빛 계곡물에서 시작해 검은 모래가 깔린 바닷가까지, 짧지만 알찬 산책이었거든요. 배를 타지 않아도 이렇게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그날 알게 되어서, 그 길을 한 편으로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사진을 다시 보니, 그.. 2026. 5. 31.
새벽 서귀포 (해안 도로, 아침 산책, 사진 스폿) 이번 제주 여행에서 숙소는 서귀포 하효동, 앞바다가 가까운 동네에 잡았습니다. 사실 그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거창한 관광지가 아니라, 매일 아침 숙소 앞 해안도로를 걸었던 그 시간이었거든요. 한여름이라 낮에는 볕이 워낙 따가워서, 저희는 늘 해가 완전히 뜨기 전 새벽에 산책을 나섰습니다. 부모님과 저, 그리고 우리 단지까지 다 함께였고요. 바다를 옆에 끼고 천천히 걷다 보면 길가에 핀 꽃과 풀, 제주 특유의 검은 바위들이 끝없이 이어져서, 어디 하나 그냥 지나칠 데가 없더라고요. 정해진 목적지도 없이 그저 걷기만 했는데, 매일 아침 그 길을 걸으며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그날의 새벽 공기가 아직도 생생해서, 그 산책길을 한 편으로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사진을 다시 들.. 2026. 5. 30.
물줄기가 바다로 곧장 떨어지던 곳 (정방폭포, 계단길, 방문 정보) 제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풍경 중 하나가 폭포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정방폭포는 한참 전에 가족과 함께 다녀온 곳인데, 사진을 다시 꺼내 보니 그날의 더운 공기와 물보라까지 고스란히 떠오르더라고요. 한여름이었고, 햇볕은 따가웠고, 검은 절벽을 타고 두 줄기 물이 곧장 쏟아지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부모님과 함께였고, 우리 단지도 당연히 같이였거든요. 다만 폭포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서, 단지는 제 발로 걷기보다 엄마 등에 업혀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래된 기억이라 세세한 부분은 흐릿하지만, 물줄기 앞에서 단지를 안고 섰던 그 장면만큼은 또렷하게 남아 있어서,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이렇게 한 편으로 차근차근 정리해 두기로 했습니다. 사진 속 단지의 표정을 보고 .. 2026.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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