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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따라 걷던 감포항 (삼층석탑 등대, 산책길, 포토존)

by 반려견과여행 2026. 5. 18.

경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동해 바닷가에 등대가 셋이나 있는 항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과 단지를 데리고 감포항으로 향했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짭짤한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치더라고요. 처음 마주한 감포항의 방파제는 다른 어느 항구보다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어 눈이 시원해졌습니다. 항구 곳곳의 등대 세 곳과 포토존, 산책로까지 차근차근 둘러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고 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로 했거든요. 마침 축제 기간과 겹쳐 항구 안쪽에서는 흥겨운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단지가 너무 붐비는 곳을 힘들어할까 싶어 바깥쪽 방파제부터 차분히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남방파제 끝에서 마주한 삼층석탑 등대

감포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은 단연 남방파제 끝자락에 자리한 삼층석탑 모양의 등대였습니다.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나간 방파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저 멀리 새하얀 석탑 형상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자태가 정말 멋스러워서 가족들 모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봤거든요. 일반적인 흰색 원기둥 등대와 달리 우리나라 전통 삼층석탑을 음각으로 본떠 만든 구조라서,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방파제 길은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어서 단지와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만 한낮의 콘크리트 바닥이 꽤 뜨거웠던지 단지가 자꾸 그늘 쪽으로만 걸으려 하더라고요. 발바닥이 델까 걱정되어 결국 챙겨 간 개모차에 단지를 태워 다녔는데, 그제야 단지가 한결 편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바람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더운 날 항구를 걷는다면 반려견의 발바닥 보호는 정말 필수겠더라고요.

남방파제 삼층석탑 등대는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자리하며, 별도의 입장료 없이 외부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등대 외관은 시간 제약 없이 감상이 가능하지만, 한낮에는 그늘이 거의 없으니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 방문하면 사진도 한결 예쁘게 담기고 반려견에게도 훨씬 수월합니다. 방파제 위에는 별도의 그늘막이나 휴게 시설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물과 양산 정도는 미리 준비해 가시길 권장합니다. 시설 운영 상태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확인을 권장합니다.

 

남방파제 삼층석탑 등대

빨간 등대와 송대말등대로 이어지는 산책길

남방파제를 돌아 나오면 항구 반대편에서 빨간 등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흰색 삼층석탑 등대와 마주 보듯 자리한 빨간 등대는 색감 자체로 시선을 사로잡아서, 두 등대가 한 화면에 담기는 위치에는 카메라를 든 분들이 꽤 많았거든요. 가족들도 번갈아 가며 빨간 등대를 배경으로 단지와 사진을 남겼고, 그 한 컷 한 컷이 이번 여행의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송대말등대로 향하는 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송대말등대는 항구 입구의 다소 높은 언덕 위에 서 있어서 올라가는 길이 조금 가파르지만, 정상에 닿으면 감포항 전체가 한눈에 들어와 그 수고가 충분히 보상되더라고요. 하얀 등대 너머로 펼쳐지는 동해의 풍경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단지는 개모차에 탄 채 함께 올라갔고, 정상의 그늘 아래에서는 잠시 내려서 가족 모두가 한참을 쉬며 머물렀습니다.

세 개의 등대를 천천히 한 바퀴 도는 산책 코스는 사진 찍는 시간을 포함해 두세 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빨간 등대와 송대말등대는 누구나 가까이에서 외관을 감상할 수 있고, 송대말등대 주변에는 작은 쉼터도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기에 좋습니다. 산책로 곳곳에 그늘이 부족한 구간이 있으니 더운 날에는 양산이나 모자가 정말 큰 도움이 되고, 반려견과 함께라면 개모차 또는 발 보호용 신발을 챙기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등대 내부의 개방 여부는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방문 전 확인을 권장합니다.

 

송대말 등대

포토존 가득한 항구, 그리고 축제 풍경

감포항을 거닐면서 또 하나 즐거웠던 부분은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이 정말 잘 꾸며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작은 포토 프레임부터 색감 좋은 조형물, 바다를 배경으로 한 벤치까지 종류가 다양해서 어디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 같은 한 장이 남았거든요. 가족 단위 방문객뿐 아니라 반려견과 함께 온 분들도 많아서, 단지를 안고 포토존마다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특히 축제장 부근의 작은 물길 위에는 거대한 고래 형상의 조형물이 마치 공중을 헤엄치듯 매달려 있었는데, 그 광경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푸른 물을 배경으로 떠 있는 듯한 고래의 모습은 감포항이 동해의 옛 고래잡이 흔적을 품고 있는 곳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해 주더라고요. 마침 축제 기간이라 가수 공연도 한창이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붐벼서 단지가 힘들어할까 싶어 공연 관람은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감포항은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 자리하며, 항구 인근의 공영 주차 공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방문했을 때처럼 축제 기간에는 주차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서, 빈자리가 보이는 즉시 주차를 했습니다. 평상시에는 주차 공간에 비교적 여유가 있어 보였으니, 가급적 행사 일정을 피해 방문하면 훨씬 한가로운 여행이 됩니다. 축제와 행사 일정은 매년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경주시 또는 감포읍 공식 안내를 통해 확인을 권장합니다.

고래 조형물

 

경산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감포항은 등대와 바다, 그리고 포토존이 어우러진 산책 명소였습니다. 세 곳의 등대를 한 바퀴 돌고 나니 어느덧 반나절이 훌쩍 흘러 있었고, 개모차에 탄 단지도 시원한 바닷바람에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축제 기간에 갔던 탓에 주차에 적잖은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그 덕에 평소라면 만나지 못했을 활기찬 항구의 또 다른 얼굴까지 마주할 수 있었거든요. 다음에는 한적한 평일에 다시 찾아와 등대 사이를 더 느긋이 거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동해의 한낮을 걷고 싶은 분들이라면 감포항을 꼭 한 번 일정에 담아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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