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송악산 기념탑1 송악산에서 한림 돌마을공원까지 (기념탑, 돌 정원, 화산석) 그날 제주의 하늘은 잿빛으로 낮게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바다 빛은 흐렸지만 바람은 살갗에 부드럽게 닿았고, 저는 부모님과 함께 섬의 서쪽 끝을 향해 길을 나섰습니다. 품에는 단지가 안겨 있었습니다. 어디로 떠나든 단지는 늘 제 곁에서 작은 숨을 고르며 함께 걸어 주던 반려견이었습니다. 그날 아침 우리는 송악산 바닷가에서 하루를 열었고, 오후에는 섬을 가로질러 한림의 작은 돌 정원까지 둘러보았습니다. 두 곳은 차로 한참을 달려야 하는 먼 거리였지만, 창밖으로 흘러가는 제주의 밭담과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사로워졌습니다. 멀게 이어 붙인 동선이 아쉽기보다, 오히려 하루가 더 넉넉하게 늘어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디를 얼마나 보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그 길 위에 있었느냐가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 2026.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