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엉해안경승지 반려견동반1 큰엉해안경승지, 단지와 걸은 절벽 산책 (해안 산책로, 한반도 숲) 그날 제주 남쪽 하늘은 종일 뿌옇게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멀리 수평선이 안개에 묻혀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흐릿했고, 습한 바닷바람이 절벽 위 잔디를 쉴 새 없이 흔들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부담 없이 걸을 만한 바닷길을 찾다가 닿은 곳이, 남원읍 바닷가에 자리한 큰엉해안경승지였습니다. 막상 도착해 보니 화창한 날의 푸른 바다 대신 잿빛으로 일렁이는 또 다른 제주가 저를 맞았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자마자 짭짤한 바다 냄새가 밀려왔고, 단지는 그 냄새가 반가운지 코를 한껏 치켜들었습니다. 흐린 날씨가 아쉬울 법도 했지만, 오히려 인적이 드문 절벽 위를 우리 가족만의 속도로 걸을 수 있어 마음이 한결 느긋해졌습니다. 부모님도 서두르는 기색 없이 천천히 바다 쪽으로 걸음을 옮기셨고, 단지는 새로운 냄.. 2026. 6.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