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반려견과 함께 여행한다는 건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배를 타야 하고, 각 섬마다 입장 조건이 다르고, 정보도 잘 없습니다. 그런데도 완도 자료를 찾아보면서 저는 계속 마음이 갔습니다. 자연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고, 제주도와 우도를 반려견과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완도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2025년은 완도 방문의 해로 지정될 만큼 완도가 국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완도 여객선, 반려견과 함께 탈 수 있을까요
섬 여행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배입니다. 완도에서 청산도로 향하는 여객선은 반려동물 전용 케이지(이동장)에 넣은 상태라면 승선이 가능합니다. 완도항 여객선 터미널에서도 반려동물은 전용 케이지에 넣어야 승선 및 이동이 가능하다고 공식 안내하고 있습니다. 여객실 내부에서 케이지 밖으로 꺼내는 것은 다른 승객에 대한 기본 매너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우도를 반려견과 함께 갔을 때 배 안에서 저희 아이가 생각보다 안정적이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완도 여객선도 비슷하게 준비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케이지는 잠금장치가 있고 바닥이 밀폐된 하드케이지로 준비해야 하며 케이지 안에 물과 배변 패드를 넣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뱃멀미(motion sickness)란 이동 중 전정기관이 과도하게 자극되어 구토나 무기력함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반려견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멀미를 할 수 있습니다. 승선 2시간 전부터 공복을 유지하고 환기가 잘 되는 위치에 케이지를 두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완도에서 청산도까지는 약 50분-1시간이 소요되고 생일도는 노선에 따라 다르므로 출발 전 선사에 직접 문의하시기 바랍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완도항 여객선 터미널은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에 위치하며 유료 주차장이 오전 5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됩니다. 배편 예약은 가보고 싶은 섬 홈페이지나 현장 매표소에서 가능하며 성수기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청산도와 생일도, 반려견과 함께 걷기 좋은 곳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선정된 섬입니다. 슬로시티(Slow City)란 느린 삶과 지역 고유문화를 보존하는 국제 인증 도시 개념으로, 청산도는 느린 걸음으로 걷는 슬로길 11개 코스, 17개의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당리 유채꽃밭, 서편제 세트장, 화랑포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하고 평탄한 구간이 많아 반려견과 함께 걷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4월에는 유채꽃이 만발해 풍경이 압도적이라고 하는데, 그 길을 반려견과 함께 걷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다만 범바위 쪽은 오르막과 바위 지대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가 제주도에서 주상절리를 갔을 때 바닥에 크기가 다양한 돌들 때문에 반려견이 걷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청산도의 바위 지대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어서 미리 확인하고 이동 경로를 조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섬 내에서는 순환 버스와 투어 버스, 택시가 운영되고 있지만 반려견 동반 시에는 자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 훨씬 편리합니다.
생일도는 이번 자료를 보면서 가장 가고 싶었던 곳입니다. 1년 365일이 생일인 섬이라는 콘셉트가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착장에 있는 대형 케이크 조형물은 배를 누르면 생일 축하곡이 나오고 야간에는 조명도 들어온다고 하는데, 반려견과 함께 그 앞에서 사진 한 장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일송이라고 불리는 인상적인 소나무, 금곡 해변의 금빛 모래사장까지 볼거리가 다양합니다. 남도 명품길 1구간은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코스로 총 5.5km이며 전망대에서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걷기 좋은 환경이지만 너덜바위 지대와 전망대 구간은 돌이 많아 반려견의 발바닥 보호를 위해 슈즈나 발바닥 보호 왁스를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반려견 동반 구체 조건은 방문 전 선사나 섬 관광안내소에 직접 확인하시길 권장합니다.
완도 본섬에서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청산도와 생일도 외에도 완도 본섬에서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장도 청해진 유적지는 통일신라시대 해상왕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역사적 요충지입니다. 청해진이란 신라와 당나라, 일본을 잇는 삼각 해상무역의 전진 기지로 장보고가 해적을 소탕하고 해상권을 장악한 근거지를 의미합니다. 2009년 장도목교가 설치된 이후 언제나 자유롭게 걸어서 방문이 가능하며 외성문, 내성문, 우물, 사당 등 복원된 유적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야외 공간이 중심이라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지만 문화재 보호구역인 만큼 목줄 착용은 필수이며 방문 전 반려견 동반 가능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장보고기념관은 전라남도 완도군 완도읍 청해진로 1455에 위치하며 문의는 061-550-6930으로 하시면 됩니다.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도 반려견과 함께 걷기 좋은 곳입니다. 약 4km 길이의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으로 바람 부는 날 모래가 날리는 소리가 마치 울음소리 같다 하여 명사라 불리는 곳입니다. 완도 여행 중 반려견과 함께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야외 공간이며 목줄 착용과 배변 처리는 기본 펫티켓입니다. 전라남도 완도군 신지면 신리 일원에 위치하며 연중무휴로 이용 가능합니다. 완도수목원은 국내 유일의 난대 수목원으로 3,080여 종의 수목 유전자원을 보유한 곳인데 반려견 동반 여부는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완도에는 반려견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숙소도 있습니다. 완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루미아호텔 앤 리조트는 45kg 이하 모든 견종 입실이 가능하며 반려견 전용 잔디 공간도 갖추고 있습니다. 완도 여행 전체 일정을 짤 때 이처럼 반려견 동반 숙소를 거점으로 삼고 주변 섬 투어를 계획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완도는 아직 반려견 동반 정보가 많지 않은 여행지입니다. 그만큼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고 방문 전 각 여객선 선사와 관광지에 전화로 반려견 동반 가능 여부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라면 그 수고가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반려견과 함께 생일도 선착장 앞에서 케이크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완도를 계획하시는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