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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여행 (동반 불가, 섬진강, 펫티켓)

by 반려견과여행 2026. 4. 13.

고추장 하면 순창, 저도 그 이름만 들으면 군침부터 납니다. 간장보다 고추장을 훨씬 좋아하는 제게 순창은 언젠가 꼭 가야 할 여행지였는데요. 막상 반려견과 함께 가려고 자료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복잡하더라고요. 일곱 군데나 되는 명소가 있는데, 반려견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제가 특히 고추장을 좋아해서 발효테마파크는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채계산 출렁다리도 스릴 넘친다는 후기를 보면서 기대를 잔뜩 키웠는데, 반려견을 데리고 간다고 생각하니 이야기가 달라지더라고요.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낭패 볼 수 있겠다 싶어 직접 꼼꼼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반려견 동반 불가, 솔직히 실망한 명소들

순창에서 가장 유명한 곳들을 먼저 짚어봐야 합니다. 아쉽게도 핵심 명소 몇 곳은 반려견 동반이 어렵습니다.

제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채계산 출렁다리였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긴 무주탑 산악 현수교(무주탑이란 케이블을 지지하는 주탑 없이 다리 양 끝 앵커만으로 구조를 유지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로, 길이 270m에 높이는 최고 90m에 달합니다. 출렁거릴 때 그 아찔함이 매력인 곳인데, 공식 이용 안내에 애완동물 동반 가능 여부: 없음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꽤 실망했습니다. 반려견을 안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것 자체도 무리이고, 다리 폭이 1.5m밖에 되지 않아 주말 인파 속에서 목줄을 한 반려견과 함께 걷는 건 주변 분들께도 불편을 드릴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자료를 찾아보니 입구 계단부터가 만만치 않아서, 반려견을 안고 올라가다 보면 출렁다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체력이 다 빠질 것 같았습니다. 반려견 입장에서도 처음 보는 흔들리는 철제 바닥이 얼마나 무서울지 생각하니, 억지로 데려가는 게 오히려 더 미안한 일이 될 것 같기도 했고요.

순창 발효테마파크·고추장 민속마을도 실내 체험 시설과 전시관이 중심인 곳이라 반려견 동반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고추장 담그기 체험이나 전시관 관람은 반려견 없이 여유 있게 즐겨야 할 코스입니다. 강천힐링스파 역시 실내 입욕·휴게 시설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대를 내려놓아야 하는 곳입니다. 강천산 군립공원은 우리나라 제1호 군립공원으로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데, 국립공원과 달리 군립공원은 운영 주체마다 반려견 기준이 다를 수 있어 입장 전 관리사무소(063-650-1672)에 반드시 문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 명소들은 반려견 없이 방문하거나, 동행인이 있다면 번갈아 들르는 방식을 추천드립니다. 채계산 출렁다리 문의는 063-650-1642로 하시면 됩니다.

반려견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섬진강 코스

다행히 순창에는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 코스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 코스들을 알고 나서 순창 여행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장군목유원지(요강바위)는 임실군과 순창군 경계에 자리한 섬진강 변 명소입니다. 이름처럼 생긴 요강바위의 정체는 포트홀(pothole)인데요, 강바닥이 소용돌이 침식으로 파인 원형 구멍을 뜻하는 지형 용어입니다. 오랜 세월 물이 빚어낸 자연 조각 같은 풍경이라, 사람과 반려견 모두 강가를 천천히 거닐며 구경하기에 딱 좋습니다. 섬진강 자전거길 구간이기도 해서 길이 잘 닦여 있고, 경사도 완만한 편입니다. 주차는 임실·순창 경계 지점 주변 공간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공식적인 반려견 금지 안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방문 전 전화로 한 번 더 확인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향가유원지는 일제강점기 철도 교각과 향가터널이 남아 있는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제가 호남 지역 자원 수탈을 위해 건설하다 끝내 완공하지 못한 채 패망한 흔적인데, 지금은 자전거도로와 관광 코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섬진강이 눈앞에 펼쳐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이런 역사 이야기를 떠올리면 풍경이 한층 깊게 느껴집니다. 주차는 오토캠핑장 내 공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향가유원지 쪽 섬진강 예향천리마실길은 한국관광공사가 반려견 동반 걷기 코스 '눈치 보지 마시개 길'에 전북 지역 코스로 포함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목줄과 배변봉투만 잘 챙긴다면 섬진강 풍경을 반려견과 나란히 걸으며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이런 강변 산책 코스가 사람과 개 모두에게 오히려 더 여유롭고 편안한 여행이 된다는 걸, 이번에 자료를 찾으면서 새삼 느꼈습니다.

 

섬진강의 봄 풍경

반려견과 순창 여행, 꼭 알아야 할 펫티켓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펫티켓(Pettiquette,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공공예절을 뜻하는 합성어)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입니다. 아무리 우리 반려견이 얌전해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무서울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견 배설물을 수거하지 않을 경우 5만 원,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특히 순창처럼 관광객이 많은 명소에서는 배변봉투와 목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숙박을 고려하신다면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063-652-9001)의 경우 방갈로와 글램핑장은 반려동물 동반이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일반 데크 야영사이트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니 예약 전 반드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반려견 동반 여행 특성상, 현지 사정에 따라 규정이 수시로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날 한 번씩 전화로 확인하는 습관이 실망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제 경험상 반려견과 여행할 때 가장 좋은 시기는 관광객이 몰리는 가을 단풍 시즌보다 인파가 덜한 봄이나 평일입니다. 섬진강 변을 한가롭게 걸으면서 반려견이 강바람 맞으며 코를 킁킁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날 하루 여행은 충분히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순창은 반려견과 전 코스를 함께 돌기는 어렵지만, 섬진강 산책 코스를 중심으로 일정을 짜고 나머지 명소는 유연하게 조율한다면 사람도 반려견도 만족할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dvRvlAbo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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