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 대형 쇼핑몰에 가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도 붐비는 쇼핑몰에 반려견까지 데리고 간다니, 눈치 보이고 민폐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수원 스타필드는 달랐습니다. 펫파크(Pet Park)라는 반려견 전용 놀이 공간이 있고, 쇼핑몰 내부까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접하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여기서 펫파크란 반려견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쇼핑몰이 조성한 실외 운동장을 의미합니다. 국내 대형 쇼핑몰 중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아직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출처: 한국반려동물협회).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수원 스타필드가 반려견 동반 여행지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펫파크 찾아가는 길,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수원 스타필드는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저는 반려견과 함께 차로 30분 정도 달려 도착했는데, 가오픈 날이었음에도 주차장이 이미 빼곡했습니다. 펫파크는 8층에 위치해 있는데, 여기까지 가는 과정이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까다로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여러 번 잘못 탔습니다. 7층까지만 가는 엘리베이터, 6층까지만 가는 엘리베이터가 섞여 있어서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헤매기 쉽습니다. 저도 다른 층에서 내려서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두세 번 반복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방문객에게 물어봐서 8층 전용 엘리베이터를 찾을 수 있었지만, 안내 표지판이 좀 더 명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프리시(Off-Leash)란 목줄을 풀고 반려견을 자유롭게 놀게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펫파크는 오프리시 공간이라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뛰어다닐 수 있는데,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었습니다. 제 반려견은 다른 강아지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금방 긴장했고, 저는 다른 반려견이 제 강아지에게 입질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황했습니다. 보호자가 그걸 모르고 있더라고요. 소형견과 중 대형견 구역이 나뉘어 있긴 하지만, 같은 구역 내에서도 반려견 간 체격 차이나 성향 차이가 크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려견 동반 쇼핑, 드디어 눈치 안 보고 다녔습니다
펫파크에서 생각보다 오래 놀지 못하고 나왔지만, 쇼핑몰 내부를 반려견과 함께 다닐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반 쇼핑몰에서는 "왜 개를 데리고 왔냐"는 식의 시선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수원 스타필드는 반려견 동반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곳입니다.
다만 개모차(반려견 유모차)에서 반려견을 내려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캐리어나 개모차에 태운 상태로만 이동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 점은 미리 알고 가야 당황하지 않습니다. 제 경우엔 반려견을 개모차에 태우고 여러 매장을 둘러봤는데, 다른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24년 기준 약 60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25%에 달합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이렇게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쇼핑몰이나 여행지에서도 '펫 프렌들리(Pet-Friendly)' 정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펫 프렌들리란 반려동물 동반을 환영하고 관련 시설을 갖춘 장소를 의미합니다. 수원 스타필드는 이런 흐름을 제대로 반영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펫 메뉴까지 있는 식당, 반려견도 함께 식사했습니다
쇼핑몰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저희는 식사를 했습니다. 이 식당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반려견을 위한 메뉴도 따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파스타, 스테이크 같은 메뉴를 반려견용으로 간을 하지 않고 만들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제 반려견은 파스타를 처음 먹어봤는데, 먹을 줄 몰라서 조금 헤맸습니다. 저는 국물이 없는 음식을 먹는 게 서툰 모습을 보면서 귀엽기도 하고, 평소 사료만 먹던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을 시켜줄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다만 반려견 메뉴 가격이 사람 메뉴와 비슷한 수준이라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 마리를 데리고 갔기 때문에 한 메뉴를 시켜서 나눠 먹였습니다.
식당 내에서도 다른 손님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온 저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일반 식당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습니다. 이런 공간이 더 많아지면, 반려견과 함께 외출하는 일이 훨씬 편해질 것 같습니다.
펫라운지, 펫파크보다 훨씬 실용적이었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나갈 때, 우연히 펫라운지(Pet Lounge)를 발견했습니다. 펫라운지란 반려견이 배변을 하거나 잠시 쉴 수 있도록 쇼핑몰이 마련한 실내 휴게 공간입니다. 저는 이 공간이 펫파크보다 훨씬 유용하다고 느꼈습니다.
펫라운지 안에는 작은 놀이 기구와 배변 시설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반려견이 쇼핑 중간에 배변이 급할 때 바로 해결할 수 있어서 보호자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공간이었습니다. 펫파크는 8층까지 올라가야 하고, 다른 반려견과의 마찰도 신경 써야 하지만, 펫라운지는 주차장 가는 길목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고 조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펫파크가 더 넓고 화려해서 주목받지만, 실제로 써보니 펫라운지 같은 실내 편의시설이 훨씬 실용적이었습니다. 앞으로 다른 쇼핑몰에서도 이런 공간을 늘려주면 좋겠습니다. 반려견 동반 쇼핑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배변 문제인데, 펫라운지가 이를 깔끔하게 해결해 줬습니다.
처음 수원 스타필드에 갈 때는 펫파크를 기대하며 갔지만, 정작 저에게 더 인상 깊었던 건 펫라운지와 쇼핑몰 내부의 반려견 친화적인 분위기였습니다. 펫파크는 동선이 복잡하고 반려견 간 트러블 가능성도 있어서 조심스러웠지만, 쇼핑몰 곳곳에서 반려견과 함께 있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쇼핑몰이 이런 방향으로 변화한다면, 반려견과의 일상이 훨씬 풍요로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원 스타필드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펫파크보다는 펫라운지와 반려견 동반 가능 식당을 먼저 체크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