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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 당일치기 여행 (반려견동반, 맛집 코스, 산책로)

by 반려견과여행 2026. 3. 26.

반려견이랑 여행 계획 세울 때마다 늘 고민되는 게 있습니다. 숙소 문제, 이동 수단 문제, 입장 가능 여부 문제.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결국 "그냥 가까운 데 드라이브나 할까" 하고 접게 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던 중에 묵호 당일치기 코스를 알게 됐는데, 솔직히 처음엔 크게 기대를 안 했습니다. 묵호가 어딘지도 잘 몰랐고, 볼 게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반려견 동반 여행지로는 정말 잘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뚜벅이로도 충분하고, 기차로 갈 수 있고, 하루 안에 다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요.

반려견이랑 기차 타고 묵호 가기,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저도 사실 반려견과 기차를 타본 적이 없어서 가능한 건지부터 찾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코레일 기준으로 반려동물은 전용 이동장, 즉 펫 케이지에 넣어야 탑승할 수 있습니다. 펫 케이지란 반려동물을 외부와 격리해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전용 가방이나 박스를 말하는데, 코레일 규정상 케이지 포함 총 무게 10kg 이하, 세 변의 합이 158cm 이내여야 합니다(출처: 코레일). 제 반려견이 기준에 맞는지 먼저 체크해 보는 게 순서입니다.

탑승 전에 미리 챙겨두면 좋을 것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케이지 포함 무게 10kg 이하 여부 확인
  • 케이지 세 변의 합 158cm 이내 여부 확인
  • 승차 전 배변 처리 완료
  • 기차 안 짖음 방지용 간식이나 장난감 준비
  • 물과 간이 급수기 챙기기

준비를 마쳤다면 이제 좌석 예매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경우 서울역 첫차는 11시쯤이지만, 청량리에서 출발하면 오전 7시 16분에 탈 수 있습니다. 당일치기라면 청량리 출발이 훨씬 유리합니다. 묵호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리고, 좌석은 AB열을 예약하면 기차 안에서 바다가 보입니다. 특히 A석은 창가 자리라 정동진을 지나는 구간부터 동해 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반려견도 창밖 바다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 장면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묵호 도착 후 뚜벅이 맛집 코스, 이렇게 돌면 됩니다

묵호는 뚜벅이 여행자한테 정말 잘 맞는 동네입니다. 역에서 내려서 웬만한 곳은 걸어서 10분 안에 닿습니다. 아침 일찍 도착했다면 첫 번째로 향할 곳은 대우칼국수입니다. 60년이 넘은 노포 식당으로 아침 8시 30분부터 문을 엽니다. 된장과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장국수 단일 메뉴인데, 탱글한 면발에 애호박, 감자옹심이, 냉이나물 건더기가 들어가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납니다. 강릉 장칼국수처럼 자극적이거나 진하지 않고, 아침에 부담 없이 먹기 딱 좋은 스타일입니다. 남은 국물에 차가운 공깃밥을 말아먹는 게 이 집의 숨은 포인트라고 하니, 꼭 그렇게 드셔 보세요.

밥을 먹고 나서는 도보 5분 거리의 카라멜스테이션에서 커피 한 잔 하는 걸 추천합니다. 옥수수 베이스의 콘수 커피가 시그니처 메뉴인데, 곡물차와 커피의 중간쯤 되는 독특한 맛이라고 합니다. 카페 외관 자체가 예쁜 포토존으로 유명하고, 지하에 편집샵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에그타르트는 오픈 30분 이후부터 주문이 가능합니다.

점심 무렵엔 거동탕수육을 들러보세요. 오후 3시부터 브레이크타임이니 그전에 가야 합니다. 매장 안에는 반려견이 들어갈 수 없지만, 매장 바로 앞에 수변공원이 있고 앞이 바다입니다. 포장해서 바다 앞에서 먹으면 오히려 더 좋습니다. 이 집 탕수육의 가장 큰 특징은 문어가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묵호, 동해, 삼척 일대는 참문어 주산지인데, 수심이 깊고 수온이 낮은 동해 특성상 문어살이 단단하고 단맛이 강합니다(출처: 국립수산과학원). 그래서 이 지역에는 문어를 활용한 음식이 유독 많습니다. 탕수육을 먹다 한 번씩 씹히는 쫄깃한 문어 식감이 꽤 색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식으면 맛이 뚝 떨어지는 메뉴라 따뜻할 때 먹는 게 핵심입니다.

논골담길부터 해안 산책로까지, 반려견과 걷기 딱 좋은 코스

배를 채웠다면 소화도 시킬 겸 논골담길을 올라가 봅니다. 거동탕수육 뒤편으로 올라가면 시작되는 이 골목은, 오래된 주거 지역 담벼락을 알록달록한 벽화로 꾸며둔 곳입니다.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소품샵과 카페가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강아지랑 함께 천천히 걷기에도 딱 좋습니다. 정상까지는 천천히 걸어 20분 정도 걸리고, 올라가면 마을과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논골담길을 내려오면 하평해변 방향으로 걷습니다. 하평해변은 기찻길 포토존으로 최근 유명해진 곳인데, 해변 자체가 크지 않아 조용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거기서 해안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더 걸으면 한섬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가 나옵니다. 고불개 해변을 지나 절벽 같은 바다 옆길을 걷는 구간인데, 짧은 해안 트레킹 코스로 반려견과 함께 걷기에 정말 좋습니다. 한섬해수욕장에는 편의점과 화장실이 있어 쉬어가기도 편합니다.

하루의 마무리는 묵호김밥입니다. 본점이 묵호역 근처에 있는데 휴무일 경우 동이점을 이용하면 됩니다. 포장만 가능하고 밥이 적고 계란이 듬뿍 들어간 스타일로, 기차 안에서 먹기에 딱 맞습니다. 여기서 꼭 어묵도 함께 구매하세요. 청양고추가 들어간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인데, 담백한 김밥에 이 어묵 국물을 곁들이면 조합이 정말 좋습니다. 귀가할 때는 묵호역까지 되돌아가지 않아도 됩니다. 동해역도 KTX 정차역이라 동이점 근처에서 바로 동해역으로 이동해 서울로 올라오면 동선이 훨씬 깔끔합니다.

 

묵호항 등대

 

묵호는 처음엔 그냥 작은 항구 마을이겠거니 했는데,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반려견이랑 당일치기로 가기에 정말 딱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복잡한 준비 없이, 기차 탑승 규정만 미리 확인해 두면 나머지는 걸어 다니면서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제 반려견이 동해 바다 앞에서 신나게 뛰어다닐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 앞섭니다. 이번 겨울, 반려견과 어디 갈지 고민 중이신 분들께 묵호를 한 번 추천드려 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jP3womu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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