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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걷는 대구 도심 여행 (수성못, 송해공원, 서문시장)

by 반려견과여행 2026. 4. 19.

제가 오랫동안 살았던 도시는 대구였습니다. 지금은 옆동네인 경산으로 이사를 왔지만 여전히 대구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이 깊은 곳이에요. 대구 하면 많은 분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게 의외로 먹거리더라고요. 똥집튀김, 막창, 찜갈비, 땅콩빵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대구에 오셨다면 먹거리만큼은 꼭 챙겨 드셔야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제가 반려견과 함께 걷기 좋았던 산책 코스들과, 대구의 자부심인 서문시장을 묶어서 소개해드릴게요. 자료를 찾아보기보다 제가 실제로 다녀본 곳들이라 솔직한 후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도심 속에서 반려견과 걷기 좋은 수성못과 김광석길

수성못은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자리 잡은 도심 속 호수인데, 한 바퀴가 약 2km 정도여서 반려견과 천천히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예요. 저도 산책할 때마다 4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여유 있게 돌곤 했습니다. 산책로 중간중간 벤치와 쉼터가 잘 정비되어 있고, 5월부터 10월까지는 영상음악분수 공연이 있어 저녁 무렵이면 분위기가 한층 달라져요. 주변에 펫프렌들리 카페도 정말 많아서 산책 후에 반려견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번화가에 위치해 있다 보니 주차 문제가 아쉬운 편인데, 수성문화재단 인근 무료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조금 수월해요. 반려견과 함께라면 목줄과 배변봉투는 기본이고,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는 리드줄을 짧게 잡아주시는 게 안전합니다. 김광석길은 방천시장 옆에 있는 작은 골목인데, 저는 괜히 두세 번씩 같은 벽화 앞에 서 있곤 했어요. 김광석의 노래를 떠올리며 천천히 걷다 보면 사진 한 장 찍기에도 좋고 여유로운 기분이 들거든요. 야외 길이라 반려견 동반은 가능하지만 골목이 좁은 편이라 주말 북적이는 시간에는 피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넓은 호수와 녹음이 반겨주는 송해공원과 대구수목원

송해공원은 고(故) 송해 선생님의 이름을 따서 조성된 곳으로, 달성군 옥포읍에 위치해 있어요. 수성구에서 출발하면 생각보다 거리가 있지만 도착해서 보면 그 수고로움이 아깝지 않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호수 한가운데까지 이어진 데크길인데, 중앙쯤에 있는 달 조형물은 해가 지면 은은하게 불이 들어와 정말 운치가 있어요. 초입에 있는 대형 물레방아도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둘레길과 데크 위에 그려진 그림들까지 볼거리가 풍성하고, 반려견과 함께 걸을 때 별다른 제약도 없었어요. 다만 데크 위에서는 틈 사이로 다리가 빠질 수 있으니 작은 아이들은 조심하고 목줄은 꼭 짧게 잡아주세요. 주말이나 축제 시기에는 주차장이 무료로 열리지만 차량이 몰리니 가급적 오전에 방문하시는 걸 권합니다. 대구수목원은 달서구에 자리한 대규모 식물원인데, 안타깝게도 반려견 출입은 불가능합니다. 대신 식물들이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어서, 반려견을 맡기고 다녀올 만한 가치는 충분해요. 저는 호스텔이나 지인에게 잠깐 맡기고 둘러보곤 했는데 입장료가 없다는 점도 큰 매력입니다. 방문 전 반려견 동반 여부는 확인이 권장됩니다.

 

송해공원 호수 달조형물
송해공원을 직접가서 찍은 호수중앙에 달조형물

대구의 심장, 서문시장에서 맛과 정을 느끼다

대망의 서문시장은 1923년 개장한 100년 넘은 전통시장으로, 지금도 대구 상권의 중심이자 전국 3대 시장으로 꼽히는 곳이에요. 저는 20년 가까이 드나든 단골 찜갈비집이 있을 정도로 이곳에 얽힌 추억이 많습니다. 서문시장은 1 지구부터 4 지구, 동산상가, 건해산물상가 등으로 나뉘는데 제가 가장 자주 가는 곳은 2 지구예요. 원래 원단 취급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의류 매장과 공존하고 있고, 과거 화재 이후 재건축된 덕분에 아직도 깨끗한 편입니다. 2 지구 1층에는 반려견 옷을 파는 매장이 있어서 반려견 여행 중이라면 예쁜 옷 한 벌 사 보시는 것도 좋아요. 먹거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1 지구와 2 지구 사이 골목은 '서문낮시장'으로 불리는 먹방 성지인데, 칼국수·씨앗호떡·땅콩빵·군만두·구워 먹는 아이스크림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땅콩빵은 예전 스타일과 달리 고소한 땅콩이 한가득 들어간 형태로 시식도 가능해 꼭 한 번 드셔보셨으면 해요. 몽디김밥은 경상도 사투리로 '몽둥이'라는 뜻인데 이름대로 속이 터져 나올 만큼 푸짐하고 매콤한 특제 소스가 일품입니다. 쌀쌀한 날에는 칼국수 골목에서 사람들 표정을 보고 줄 서는 재미도 있어요. 저녁 7시 이후에는 서문야시장이 열려 막창·꽃게버터구이·차돌박이 야끼소바 같은 이색 먹거리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반려견과 함께라면 워낙 인파가 많아 반려견 유모차나 이동장을 꼭 준비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식당가 대부분이 반려견 동반이 어렵기 때문에 이동장이 있으면 훨씬 수월합니다. 주차는 서문시장 공영주차장을 중심으로 몇 군데 나뉘어 있으니 미리 진입 경로를 체크하고 가시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대구에는 오늘 소개해드린 곳 외에도 이월드, 앞산공원, 신암공원처럼 산책하기 좋은 장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에 사는 제 친구가 대구에 내려올 때마다 꼭 들렀던 코스로 엄선해 보았어요. 봄이라면 수성못 벚꽃길, 여름과 초가을에는 송해공원 데크, 쌀쌀해지는 계절이라면 서문시장 칼국수를 추천드립니다. 제 반려견도 수성못을 걸을 때 제일 신나게 꼬리를 흔들었는데, 넓은 호수를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저와 반려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았어요. 다음에는 대구 근교의 또 다른 반려견 동반 여행지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대구에 오신다면 도심의 여유와 전통시장의 활기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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